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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진정한 추석의 선물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8.09.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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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며칠 앞두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에겐 명절 때가 되면 선물을 주고받는 미풍양속이 전해온다. 대형 마트의 광고 전단지와 길거리 점포 앞엔 화려한 광고문구들이 요란하다. 정상적인 감정을 갖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명절을 맞는 기쁨이나 설렘이 없겠는가. 멀리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을 오랜만에 만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가슴 벅찬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일시적일 뿐, ‘이번엔 또 어떤 선물을 해야하나’ 하는 부담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선물이란 것이 때에 따라서는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걱정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거래처에, 평소 고마운 분에게, 자식들은 양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리저리 적절한 선물고르기에 예산을 쪼개고 지갑의 무게에 맞춰 고민을 하게된다. 선물은 다양하다. 자칫 선물이 도를 넘어 뇌물이 된다면 그것은 이 사회를 병들게 하기도 한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두번째 추석을 맞는다. 이 법은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로 2015년 9월 28일부터 시행됐는데 그동안 명절선물 풍속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 법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와 관련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을 받거나 요구해선 안되고 식사 3만원, 선물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을 넘는 비용은 금지된다.

 요즘 경제상황이 과거 IMF보다 더 지독하다고들 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서민들의 가정경제는 말이 아니고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넉넉찮은 요즘, 추석까지 겹쳐져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선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최악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추석 선물세트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단다. 이같은 저변에는 김영란법의 완화 효과가 추석 선물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신세졌던 고마운 분들, 이래저래 떠오르는 소중한 사람들…, 모두가 한번쯤은 챙겨야 할 사람들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선물은 은근히 의무가 되어있다. 한두번은 자발적으로 좋아서 선물하지만 그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의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의무감은 진정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선물이란 주는 사람의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 만약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심적으로 부담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선물로써 의미가 탈색된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추석 명절이 끼어있는 9월 달력을 넘기는 순간부터 머리가 지끈거렸을 것이다. 심한 경우 두통까지 호소하는 이도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명절선물 증후군’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특히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회가 되다보니 마음이 담긴 선물보다는 남이 봤을 때 그럴듯한 선물이어야 하는 슬픈 일이 생긴다. 진정한 마음의 선물은 사라지고 투자 내지는 보험 목적의 선물을 하는 관행이 일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 이런 슬픈 현실속에 선물마저 고급화, 고가화 되어 빈부의 격차를 더 크게 하는 상황이 됐다. 개인의 사회적 위치와 활동범위의 높낮이에 따라 선물의 양과 질이 비례하는 현실이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선물이란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선물이어야 한다. 사람의 정성이 담긴 선물과 그렇지 않은 선물은 극과 극이다. 그래서 선물을 고를땐 줄 대상과 연령, 자신과의 관계 정도, 경제상황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 판단하게 된다. 너무 과해도 안되고, 너무 약소하면 자칫 욕먹을 수 있기에 선물을 고를 땐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선물을 할 때는 자기를 희생해 가며 절대 무리할 일이 아니다. 또 현재의 물질적인 선물문화보다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보고 그것에 담긴 주는 사람의 마음이 더 소중한 것이란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영세자영업자를 비롯한 중․하위계층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추석은 아무래도 고통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용기와 희망이 필요하다. 추석선물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이신 분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비단 명절이 아니라도 최고의 선물이란 편한 마음을 선사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를 속상하게 했던 이들에겐 용서와 대화, 양보를 한번 선물하는 건 어떨까. 그래야 진짜 명절의 의미가 되살아나지 않을런지... 마음과 정이 담기지 않은 선물은 그저 의무감에서 비롯된 겉치레에 불과하다. 선물이란 준사람이 줬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려야만 진정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소중한 선물은 마음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와 두고두고 기억할 따뜻한 말 한마디와 배려다. 진정 의미있는 선물이란 어떤 스트레스에도 자유로운 마음의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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