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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진정 농민과 조합원을 위하는 수장이 됐으면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9.03.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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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우여곡절 끝에 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났다. 조합장 선거는 돈선거를 비롯한 각종 부정을 막기 위해 선관위에 위탁선거제도가 도입됐지만 본래 의도한 취지에는 아직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마침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이런 문제점을 간파하고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국회와 협조해 손보기로 했다니 희망은 보인다. 후보 이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후보들이 조합원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라는 헛점을 해소하지 못한 채 농협을 비롯한 축협, 산림조합의 조합장 선거가 치러졌다. 이런 부분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영천은 경쟁 후보자가 없어 무투표 당선된 2곳을 뺀 7개 조합에서 조합장을 선출했다.

대다수 후보자들이 조합을 발전시키고 조합원들의 권익신장을 약속하며 한 표를 호소했지만, 일부조합에서 벌어진 구태의연한 선거행태는 조합원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당사자들은 선거가 끝났지만 끝난 것이 끝난게 아니라 가시방석이리라 짐작한다.

이참에 조합운영에 관한 몇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농협만을 예로 들기는 좀 그렇지만 비슷한 상황이라 농협을 예로 든다. 읍면 지역으로 나가 농민들을 만나보면 불만섞인 목소리는 몇가지 요구사항으로 귀결된다. 농산물 적정가격 받도록 해달라, 흑자를 내서 조합원에게 득이 되도록 해달라, 욕심 부리지 말고 농민들 살기좋게 해달라 등등. 결국은 조합원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목적)에 명시돼 있듯이 농협의 제일 중요한 핵심사업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을 받고 팔아줌으로써 농민들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농협이 판매를 책임져 주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판매사업을 제대로 하는 농협이 별로 없다는 것. 그 이유가 판매를 담당하는 경제사업장이 농협 자체적으로는 3D 보직이라고 말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평소에도 근무여건이 열악하지만 농산물 출하기에는 주말과 야간도 없이 근무를 해야 하지만 그에따른 성과급이나 인센티브는 없다고 한다. 은행업무가 주인 신용사업장과 비교하면 매우 열악하다. 과감한 여건 개선과 의욕을 가지고 판매사업에 팔 걷고 나서야 한다.

사실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농민보다 조합직원들을 위한 조합이라는 불만도 제기된 지도 오래다. 경영수익이 발생하면 출자배당과 이용고 배당 등으로 조합원들에게 이익 일부를 환원하고 있다. 또 영농자재와 생필품 등의 구입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조합직원들의 후생복지에 더 많은 부분을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 일반 조합원은 빼놓고 이사와 감사 등 특정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외관광을 보내는데 적잖은 돈을 쓴다는 사실도 상대적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는 지역의 상권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업 중인데,판매하는 농산물 상당수는 지역의 것이 아닌 타 지역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보는 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또 간부급은 물론 일반 농협 직원들의 연봉도 꽤 고액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다보니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 주객이 전도된 직원들을 위한 농협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대다수 농협이 금융업을 중심으로 마트와 주유소 운영, 농자재 판매 등을 하고 있다. 물론 금융점포가 늘어나고 주유소와 하나로마트 운영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농협이 가진 무한한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무차별적 영업은 주변의 일반 영세 상인들에게는 어려움을 준다.

조합원을 포함한 주민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우리 주위에 농협이 없다면 어떤 불편이 올것이냐고. 현재로선 아마 ‘없다’라는 답이 쏟아질 것 같다. 농협 없으면 가진돈 시중은행에 갖다 맡기면 되고, 농약을 포함한 농자재 구입도 시장에 가면 전혀 문제없다. 이번에 당선된 조합장을 비롯한 농협인들은 아프지만 새겨 들어야 한다. 신용사업보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받고 팔아주기에 농협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농민을 포함한 조합원이 진정한 농협의 주인인 까닭이다.

내일부터 임기 시작이다. 취임하는 조합의 수장들은 진정으로 직원들 보다 농민과 조합원을 위한 조합장이 됐으면 한다. 조합원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겸손하면서 정직한 조합장으로 각오를 새롭게 다지면서 임기를 맞기 바라는 마음이다.

기관장 대접에 취해 서푼어치 권한 휘두르며 지역과 조합원을 외면한다면 차기는 없다. 이런 문제들을 포함한 조합장의 권한 축소까지 도마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오는 2023년에 치러질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때는 어떤 형태로든 제도적인 보완이 뒤따라 좀더 성숙한 조합문화가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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