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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재웅 선수의 앞날

기사승인 2020.09.23  11: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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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의 자랑, 한국 육상 중장거리의 기대주, 영동고등학교 3학년 이재웅 선수를 이야기하면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그런데 정작 그는 말이 별로 없다. 성실하게 묵묵히 뛰고 또 뛸뿐이다. 한마디로 될성부른 나무다. 이 선수는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분명한 목표 의식으로 도전하는 꿈이 당찬 사나이다. 그는 몸이 편찮은 아버지와 넉넉하지 못한 집안 환경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떠올리며 달리고 또 달리고 있다. 한국 마라톤의 미래 주역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경주에서 열리는(올해는 코로나19로 대회 취소됨) 코오롱 고교 구간 마라톤대회에서 지난해 3월 1구간을 달린 이 선수는 발군의 실력으로 선두를 차지해 전국에 영천 영동고를 알린 주인공이다. 보통 우수한 기량을 보이는 체육 인재들은 중학교 진학할 때부터 다른 지역에서 빼가기를 하고 스스로도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나는게 상식처럼 돼있다. 하지만 이재웅 선수는 중학교부터 어려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본인이 지역에 남고자 결정한 경우다.

이재웅을 취재하면서 지방과 학교체육의 어려운 현실도 절감했다.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튼튼한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 결국 지방 소도시의 체육과 학교체육의 현실을 보며 정말 열악한 훈련 여건과 재정적인 지원 앞에서는 할말을 잃는다.

무엇보다 엘리트 선수가 되려면 힘든 훈련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자기완성을 도모해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그것을 이루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물론 최종적이고 근본적인 목적이 경기 자체를 가치 있게 생각하고 체육의 가치를 높이는데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따야하는 것이 엘리트 체육의 현실이다.

이런 엘리트 선수의 만드는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재정이다. 선수 하나 키우는데 얼마만한 돈이 드는지 자료는 없지만 엄청난 예산이 든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학교의 경우 엘리트 체육의 기능을 생각하면 예산편중 문제는 늘 쟁점이다. 전체 학생의 5% 미만인 운동부에 학교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들여도 늘 부족해 구성원들을 고민에 빠뜨린다.

이재웅 선수가 몸담고 있는 영동고의 경우만 봐도 학교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늘 부족할 수밖에 없고 학부모들과 동창회원들로 구성된 후원회의 경우도 요즘같은 장기 불황 시대에는 여력이 없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정이 넉넉지 못하면 대회출전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경기력 저하와 경험 부족을 초래한다. 또 교육청과 학교의 관리자가 예산에 대하여 서로 협조해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 까딱 잘못하면 예산책임 논쟁이 생기고 서로간의 갈등으로 표출돼 피해는 결국 학생선수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또다시 긴 안목으로는 더욱 중요한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웅을 지도하는 황 코치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엘리트 체육 선수들의 은퇴 이후의 삶은 일반인들의 그것보다도 불안정하고 불투명한 것이 틀림없다. 지도자 생활 쪽으로 가는 일부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진로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게 현실이다. 이 선수도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실업팀으로 가려는 의지가 뚜렷해 보였다.

이제 선수들도 어렸을 때부터 체력 훈련과 기술 연마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이수하고 프로인 실업팀에 입단해서도 일반 업무도 병행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갑작스런 부상이나 개인 사정으로 선수 생활을 중단해도 일반인과 별 차이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훌륭한 인프라는 돈으로 만들 수 있지만 세계속의 훌륭한 엘리트 선수는 지속적인 노력과 배려 속에서 성장하고 그렇게 자라난 인재가 향후에 지역과 대한민국의 중추가 될 것이다. 어릴때부터 운동만 해온 선수들은 말한다. 이때까지 운동만 했고, 할 줄 아는게 그것밖에 없다고. 그래서 앞으로도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이재웅과 많은 후배 선수들의 미래, 그리고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지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순수 노력이 필요하다. 이재웅의 미래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빈다.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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