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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밭을 가는 농부에게

대한불교 조계종 보현산 호국 충효사 회주 사회복지법인 충효자비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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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8 13:27
  • 수정 2024.03.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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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이어)
이는 바로 겉모습이 그럴듯하다고 믿고 있었던 어리석음에서 빚어진 일입니다.
‘불반니항경’에 보면 “겉모습이 그럴듯하다고 다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 뜻이 청정하고 정직해야 좋은 사람이니 공연히 겉모습만을 꾸미지 말고 또한 겉모습만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지도 말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법을 잘 알기만 하는 사람이 있고, 그 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설명해 주는 사람이 있으며, 아주 열심히 법에 어긋나지않게 사는 사람이 있고, 법을 잘 아는 것만큼 법을 이용해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법을 잘 아는 사람, 법을 잘 설명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신이 결백하게 정직하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법만 잘 알고 그 법을 이용해 나쁜 일을 하는 사람 때문에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것이며, 법을 다스리고 있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이상한 풍조까지 생기게 된 것입니다.
불자라 하더라도 부처님을 위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한다면 오히려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르치는 일이며, 다른 불자들까지도 욕을 먹게 하는 일이 됩니다. 그러므로 그럴듯한 외모와 외형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태도로만 그 사람을 평가하여 쏠려 다니지말고 그 사람이 진실로 청정하고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가를 판단하여 따르도록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추한 외모를 갖고 있다고 해서 혹은 그 사람의 생활이 남보다 허름하다는 것으로 인해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고 업신여겨서도 안되고, 외형이 준수하고 사는 모양이 그럴듯하다고 해서 좋은 사람으로 여겨서만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좋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별하는가. 그런 안목을 지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즈음 서구에서는 동양의 선사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선수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지요. 왜 그런가 하면 그동안 물질문명을 고도로 발전시키는데 모든 것을 주력하면서 인간의 마음 밖과 안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마음 밖의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충족을 이루었는데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외적인 것을 충족하면 충족할수록 마음은 더 허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들은 문명과 신에 의지했던 것에 대한 한계를 깨닫고 점점 동양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입니다. 즉 자기의 마음 안에서 참된 가치를 찾는 길을 모색하게 되었는 데 그것이 선(禪)수행입니다.
선을 수행한다는 것은 첫째로 고요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산란하고 번잡한 생각들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의 상태를 집중하는 것이 수행의 첫 번째 과정입니다.
그 다음으로 온갖 망상이 쉬어지면 무엇이 바른 생각이고, 무엇이 그릇된 생각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데 그로 인해 생명의 근본원리를 이해하게 되고,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맑고 뚜렷한 정신 상태에서는 삶의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게 됩니다. 그런 경지에 오른 사람은 그런 경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서로 알아보게 되어 있습니다. 도둑이 도둑을 알아보고, 사기꾼이 사기꾼을 알아보듯, 마음이 맑은 사람은 청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알아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자들도 늘 고요한 경지에 정신이 집중될 수 있도록 수행하는 생활이 필요합니다. 부처님께 와서 그저 복을 주십시오. 좋은 사람 만나 사업이 잘되고, 결혼을 잘하게 해주고, 좋은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빌기 전에 먼저 자신의 생각을 고요히 하고, 그 고요한 경지에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되돌아 살펴보도록 하십시오.
특히 나를 배반한 사람,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 나에게 고통을 준 사람에 대한 원망과 울분 때문에 절에 찾아 왔더라도 참선을 통해 원망과 울분의 감정을 접어두고 큰마음을 내는 수행을 하도록 하십시오. 그러면서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리며 살았던 지난날을 지우다 보면 점점 크나큰 용기가 생기면서 맑은 본심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런 경지 에 이르면 외형적인 면으로 사람을 판단하거나 남을 보고도 실수하지 않고, 경솔하게 대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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